문화를 빼어버리면, 음악은 그저 악보 상의 선율일뿐이겠죠.
(사)유라시아 교육원 회원을 위한 화요 인문학 세미나가 어제 2023년 1월31일 오전 10시반부터 (사) 유라시아 교육원에서 있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중 '겨울편'(12월~2월)을 일단 감상하고요, 차이코프스키 선율 속에 든 슬라브 특유의 겨울문화를, 그러니까, 결혼 점을 치고 가장행렬을 벌이고, 청년들은 사람 벽을 세워 서로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는 패싸움을 벌이고,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집집마다 다니며 노래를 불러주고 추렴을 걷는, 우리의 정월대보름 축제에 해당하는 '스빠뜨끼' 축제, 난로 가의 공상문화, 봄맞이 축제 '마슬리니짜' 등을 그림과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마지막엔,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나의 개'를 같이 읽으며, 동물과 사람이라는 경계를 떠나 존재와 존재, 생명과 생명 사이의 영혼의 합일이 엄혹한 눈보라와 죽음의 공포 등을 뚫고 일어나는, 개와 사람이 순간적으로 주고받는 영혼의 눈빛 속에서 존재와 생명이 하나로 연결되는 체험을, 투르게네프의 정직하고 깊은 필력을 빌어 공감해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사)유라시아 교육원은 매월 마지막 화요일에 문학, 철학, 역사, 예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로 '화요 인문학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2월 행사는 2월28일 (화) 오전 10시30분부터 부산시 수영구 무학로 10(광안동 120-2) (사)유라시아 교육원 강의실에서 열립니다. 사는 형편이나 사회구조나, 돌아가는 정세나 세계상황이나 어느 것하나 답답하지 않은 게 없으시죠?
2월의 주제는 '방랑의 시베리아- 1920년대 후반~30년대 초반, 식민지 상황에 답답했던 한반도 지식인들의 시베리아 탈출기'입니다.